top of page
fig12_staying alive here in south korea_2022_65x255inches_ibanjiha.jpg

Drawing on repair: Kang Seung Lee

and Ibanjiha’s transpacific queer of colour critique

By Jung Joon Lee June 2023.  In collaboration with Drawing Room, London. Journal article.

번역: 느네때문 

들어가는 말

2021년 봄, 한국의 퀴어-트랜스 커뮤니티는 특히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김기홍과 변희수의 죽음 때문이었다. 두 트랜스젠더의 죽음은 비가시적인 사회적 트라우마를 초래했고, 퀴어 커뮤니티에게 분노와 슬픔을 안겨주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때문에 큰 규모로 모여 추모하기는 어려웠다. 본 논문은 이강승과 이반지하, 두 명의 한국인 예술가들의 작품이 퀴어-트랜스의 죽음과 애도와 추모의 과정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안티페미니즘, 트랜스젠더 배제적 래디컬 페미 니즘이 끈질기게도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두 작가의 작업을 통해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 하기도 한다.

애도

이반지하는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죽음을 그림과 회화로 그려낸다. (2022)에서 안드로진으로 보이는 인물이 캔버스 위에 마커로 그려져 있다. 이반지하가 ‘몸’이라고 부르는 요소이기도 하다. 배를 깔고 고개를 돌려 누워 땅에 귀를 대고 있다. 그 아래에 는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 죽은 사람들의 얼굴이 적갈색으로 칠해져 있다. 누워 있는 인물을 반 원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는 마치 한국식 무덤을 떠올리게 한다. 반원은 반투명해보이고 죽은 자 와 산 자는 서로 대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퀴어들의 죽음은 잘 알려지지 않고 너무 쉽게 잊혀진다.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들을 시간 이 필요하다. 분명히 더 들을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작품 설명에서 이반지하는 이렇게 쓴다. …

협업

이반지하가 자신의 마지막 작업이라고 생각했던 (2019)는 역설적으로 많은 팬들의 존재를 드러냈다. 그 이후 콘서트 실황 앨범 발매에 이어 (2020-2021) 유튜브 방송을 하게 되면서 이반지하는 협업에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한다. 다른 아티스트나 창작 자가 아닌 팬들과 협업을 하는 것이다. 이반지하의 퍼포먼스와 유튜브 방송은 관객의 참여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2020-2021)는 퀴어-트랜스 죽음에 응하기 위해 시작되어 서로 를 지탱해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이반지하에게도 팬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감태’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팬들이 ‘문화혜택비’를 납부하면 이반지하는 유튜브 방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업을 해낸다.

이반지하는 이성애중심적 가부장제에 대항하는 예술은 공적 자금을 지원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2021년, 이반지하는 첫번째 저서 (2021)에서 동성애 혐오와 여성 혐오에 기반을 둔 가정폭력, 사회적 폭력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경험을 자세히 전달한다.

이 책 에는 작가의 시그니처인 ‘몸’을 소재로 한 드로잉, 회화, 애니메이션 스틸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수년에 걸쳐 진화하고 변화한 ‘몸’은 급변하는 신자유주의사회를 헤쳐나가는 이반지하의 ‘진보’인 동시에 이반지하 팬덤의 집단적 에너지를 상징하기도 한다.

 

‘몸’은 책에서 공연, 갤러리에 전시되는 그림,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오간다.

이반지하 스스로도 종이와 캔버스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할 정도지만, 공간 부족과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인해 디지털로의 전환은 불가피했다. 매체를 넘나드는 유연성은 이반지하가 세상 을 다루는 방식과 유사하다. … 이반지하에게 팬들과의 관계는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으며, 팬들과의 상호 신뢰와 애정을 통해 협업이 이루어진다. 예술적 협업이 예술가와 예술가, 예술가와 큐레이터 간의 관계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산 자와 죽은 자, 예술가와 팬, 종이와 유튜브 방송 등 예기치 못한 곳에서 일 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회복

...

이반지하와 이반지하의 작품은 식민지주의적, 이성애중심주의적, 동질적 힘에 의해 지워진 ‘퀴 어 아시아성’을 회복시키려 하기보다는 보편성의 한계, 자본의 착취, 민족문화 안팎의 기만을 드 러내는 요소 등을 조명하며 트랜스퍼시픽(transpacific)한 비판을 제시한다. …

 

…  <VIP: Visit Ibanjiha Professionally>(2022) 에서 이반지하는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고양 레지던시에서 관객과 함께 퀴어적 정서를 가지고 작업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관객의 반 응에 따라 작업을 했습니다. 또다른 퍼포먼스 프로젝트인 (2022-진행 중)에서 이반지하는 관객과 함께 퀴어 용어를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의 (불)가능성을 탐구한다. … 한국어로 그들만의 ‘퀴어 언어’를 발명한다. …

… 이반지하와 감태 사이의 문화혜택비 거래는 결국 신자유주의가 장려하는 모델과 일치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 … 그러나 테르미나가 주장한 것처럼 예술가 자금 지원 시스템은 사람들 간 의 관계를 재건하고, 특히 상실이라는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회복을 위해 노력하면서 유대를 새로 만들어내는 협업의 일종이기도 하다. …

 

… 이강승과 이반지하의 작품은 죽은 자와 산 자에게 페미니스트적 귀를 빌려주고, 애도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그 방안으로 협업을 채택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시공간을 뛰어넘는다. 회복적, 예술 적 경험을 재구성하여 관객이 여성혐오, 퀴어혐오, 트랜스혐오 폭력의 피해로부터 회복할 수 있도 록 하는 여건을 조성한다. 이들의 협업은 죽은 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회복의 작업에 동참하도록 관객을 초대한다.

​원본 글: Jung Joon Lee

번역: 느네때문 

bottom of page